어제 (12시가 지나버렸으니 그제라고 해야될까...) 머리를 잘랐다.

마지막으로 잘랐던게... 언제던가..
작년 10월인가 9월쯤이었던거 같은데...

"어떻게 해 드릴까요?"
라는 질문에 나는 그저

"짧게요" 라고 대답했을 뿐이었다.

내 가운데 손가락 길이보다 더 긴 길이의 머리카락이 잘려나갔다.


결과는? 묻지 말자.
그저 내 친구들은 나를 보자마자 폭소를 하면서

"어디가서 머리를 잘라와서 코메디 하고 있냐?"
"님 정보공유점. 저희는 거기 안갈래요."

라는 말 뿐이었다. 제기랄...
니들은 정말.... 참으로 아름다운 우정을 가진 친구다. 개생키들...


"깔끔하고 좋네"
라며 위로를 해주는 이도 있었다.

"쟤 머리 힘준거봐. 오늘 여자만났지?"
라며 머리자른거를 눈치 못채는 무심한 형수님도 있었다. -_-
(사실 머리에 힘준것도 아니고... 미용실에서 발라준 왁스채였을뿐이다...
아 아니다... 미용실에서 발랐던건 웃음거리로 전락해서 내가 새로 발랐었지..)

학원의 후지타 선생님은 무슨 심경의 변화가 일어서 머리를 잘랐냐고 물어봤다.
봄이라서 잘랐냐고 물어봤지만... 사실 지금은 봄이 아니라 겨울이다 -_-
달력상으로는 봄에 가깝긴하지만...
이 대한민국에 봄과 가을은... 사라진지 오래다.
아 사라졌다기보다는.. 기간이 줄었다고 하는게 나을것 같다.
대략 1주일정도의 봄과 가을이 있는것 같다.

어쨌던 난 학원 선생님의 물음에...
땜빵알바끝나고 뭐 이것저것 하다보니 2시가 넘어서 끝났는데 학원은 또 오지않으면 안되고 잠을 잔다면 못일어날 것 같아서 시간이 남길래 그냥 잘랐다고 했다.

학원선생님은 겨우 그런이유로 그 길고 덥수룩했던 머리를 그렇게 짧게 잘랐냐고 매우 당황해 하셨지만... 사실이 그랬다.
이유없이 잘랐다.

차인줄알았단다.
-_- 머리를 짧게 자르면 실연당한걸로 정해져있는거냐;
하지만 애초에 나를 찰 여자가 없다는건 더 슬픈일이다.

음... 말이... 오해를 할 수도 있겠다.

오해하지 않게 다시 바꿔쓴다면

"차일만한 여자자체가 없다는게 더 슬픈일이다" 라는거다.

친구와 형과 형수 이렇게 넷이서 회를 먹으러 갔다.
그리고 빙어 한사발도 시켰다.

친구는 살아있는애를 그대로 초장에 찍어서 먹는다는게 많이 탐탁치 않았던것 같다.
하지만 전혀. 하나도 비리지 않다는 나와 우리형의 말에 한마리를 조심스럽게 먹더니..

....

사발에 있던 빙어의 절반은 그녀석 뱃속으로 들어갔을꺼다...
시종일관 "기절을 시켰으니 이제 얘네들은 아픔을 못느끼겠지?"
라면서 자기 합리화를 시키면서 먹고 있었다.

....

그리고 다 먹고 난 뒤에는
"죽어서 좋은데 갔을꺼야... 천국에서 자유롭게 수영하렴"
이라는 멘트를 날리는 내 친구.

역시 너도 싸이코패스다.
같은부류야 우린. ㅇㅇ.



오늘은 오랜만에 공부를 했다...
공부하던 도중에 해야 할 것이 생겨서 다이어리에 적으려고 다이어리를 꺼내둔 순간
"석범이네 제사" 라는 문구를 발견했다.

아 젠장... 오늘이 음력 1월 그믐이었구나...

공부고 뭐고.. 접고 급히 마트로 달려가서 소주 한세트를 사들고 친척집에 방문했다.


.....


어렸을때부터 이제까지도 계속 듣는 말에는 언제나 공통점이 있다.

"생긴거 답지 않게 공부잘하는놈"
"생긴거 답지 않게 의외로 착한놈"

갑자기 왜 자랑질이냐고 화를 낼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만..
"생긴거 답지 않게" 라는 말에 주목을 해줬으면 한다.

그리고 실제로 나는 공부를 잘 하지도 못하고 별로 착하지도 않다.

사춘기라는 테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때
나는 별로 사춘기라는게 딱히 없었던것 같다고 했을떄 - 사춘기의 심볼인 여드름도 없었고 질풍노도의 시기 라고 대변되는 반항기도 없었다는것을 근거로 들며 - 몇명인가가 틀림없이 지금이 반항기라고 했을정도니 ... 별로 착한거 같지 않다. (못되쳐먹은것 같다 라는 오물이 있는데, 그 오물을 뭔가 좀 이쁘게 포장을 하려고 하니 참으로 구차한 문장이 나온다...)



.... 원래 이런 일기를 쓰려고 키보드를 들지 않았는데-펜을 들지 않았다 라는 표현의 전산화 버전- 카테고리를 일기는 일기장에로 바꾸고 저장해야겠다...

내가 생각의 창고에 뭘 쓰려고 했는지 잊어버렸다;
치맨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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